셰일유는 미국에 투 트랙 에너지 정책의 기회를 제공한다. 첫 번째 트랙은 중동 정책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가지는 패권은 페트로 달러 기능과 연계되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보상해 줄 시점에는 유가를 상승시키고 보상이 필요 없는 시절에는 유가를 하락시킨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스위치 버튼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먼저 양적 완화를 시행하는 동안에는 조용했다. 선물 투기가 극성이었던 만큼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인한 추가 인플레이션은 절대 금물이었다. 다음으로 양적 완화가 종료된 이후에도 조용했다. 이는 양적 완화가 끝난 후 달러 가치에 대한 신뢰도 제고를 위해 디플레이션이 필요했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은 저유가 기조를 통해 달성되었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이 정세 불안을 일으키는 것은 금물이었던 상황이다. 이제 셰일유를 확보한 이상 미국은 중동 패권에 직접적인 위력을 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꽃놀이 패다. 만의 하나 OPEC가 감산 조치를 취할지라도 셰일유를 수출하거나 미국 내수 시장에서 셰일유를 공급해 유가 급등을 막아낼 수 있다. 또한 유가 급등을 막아내는 와중에 중동 정세 불안을 통해 OPEC의 이합집산을 유도해 낼 수 있다. 결국 미국은 셰일유를 통해 중동의 목줄을 움켜쥐었다. 유가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될 것이고, 선물 시장은 더욱 정교하게 움직인다. 순식간에 원자재 거품을 형성시키거나 폭락시킬 수도 있는 것이 선물 시장의 특성이다.
두 번째 트랙은 미국 내수 시장 부양책이다. 최근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다. 2012년을 기점으로 북미 지역에 셰일 오일 개발 붐이 일었다. 이에 따라 미국 텍사스 남쪽 걸프만에서 채굴되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운송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즉, 노스 타코타와 텍사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송유관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진다. 셰일유로 인한 토목과 건설 경기는 미국 실물 경기 반전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현실적으로 셰일 가스는 내수 에너지용으로 집중시킬 수 있다. 당장에 난방의 경우 셰일 가스로 대체 가능하다. 이는 미국 사회 전반적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셰일 가스가 대두된 이후 천연가스는 1/3 정도로 가격이 폭락해 버렸다. 셰일 가스라는 강력한 대체재 덕분이다. 향후 셰일 가스의 채산성이 높을수록 미국의 에너지 비용은 개선될 수밖에 없다. 셰일 가스는 미국의 창이다. 이러한 미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의 OPEC와 러시아를 비롯한 비 OPEC 국가들이 연합해 OPEC+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에 대항하는 선제적 공세의 색깔을 띄우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방어진을 형성하는 개념이다. 설령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했을지라도 미국 내수에 셰일 가스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점차 하락 추세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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