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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음악 역사

지구상의 미개발 대륙(남극, 아프리카)에 대한 고찰

by 미끄덩덩 2022. 2. 18.

우리의 고향별인 지구는 큰 듯 보이나 찬찬히 살펴보면 그리 크지도 않은 창백한 파란 점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은 별에서 부존자원은 한계가 있을 테고, 그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하는 산업 구조를 가진 국가들은 자원을 뜯어내느라 서로 물고 뜯는다.

잠시 지구 지도를 펼쳐 보면 미개발 대륙은 이제 두 군데가 남아있다. 남극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다. 대한민국 역시 남극에 진출해 있다. 한국 해양과학 기술원 부설 극지 연구소가 보유한 유일한 쇄빙선 아라온호는 2009년 11월부터 북극과 남극을 오가며 홀로 피로 누적을 감당하고 있다. 세계 최강의 조선업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단 한 척의 쇄빙선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극도 남극도 눈물을 흘린다.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 기지인 세종기지는 1988년 남극 초입인 킹조지섬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라온호와 극지 연구소가 최선을 다한 끝에 2014년 남극대륙 동남쪽 북 '빅토리아랜드 테라노바 만' 연안에 장보고 기지가 들어섰다. 장보고 기지를 통해 우리나라는 드디어 남국 대륙의 본진에 터를 잡게 된다.

유라시아 지역은 인구수가 너무 적다. 점으로 흩어진 인구로 산업화는 불가능하다. 인구 집적도와 밀도가 모두 높아야 한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남은 곳은 아프리카 대륙이다. 과연 아프리카 대륙이 우리에게 이머징 마켓으로 다가올 것인가? 하지만 쉽지 않다. 서구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아프리카는 이머징 마켓으로 성장하기 힘들 듯 보인다.

첫째, 정치가 불안하다. 아프리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필과 자로 국경선을 죽죽 그은 덕에 같은 나라 안에서 종족 간 혹은 부족 간의 감정이 상당하다. 정권을 잡는 종족이나 부족의 보복은 필연적이다. 디표적으로 1994년 발생환 르완다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르완다 식민통치 시절 벨기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건너온 투치족에게 정권을 맡기게 된다. 백인 계열에 보다 가까운 투치족이 인종적으로 우수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르완다는 전통적으로 후투족의 땅이었으니 박해를 받는 후투족의 불만은 날로 커져 갔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인구 밀도를 자랑하는 르완다에서 후투족에 의한 투치족 대학살이 자행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그 상처는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비단 르완다뿐만 아니라 광물 자원 부국 콩고 역시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코발트 채굴량의 75%, 구리는 10%, 다이아몬드의 경우 30%를 차지하고 있는 콩고는 그야말로 자원의 저주를 받아 유혈 충돌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둘째, 인적 인프라가 약하다.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낮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교육 수준이 낮을 경우 생산성이 떨어진다. 진정으로 아프리카 이외에 대안이 없을 때까지는 해외 직접 투자가 발생하기 힘들 것이다. 교육은 인프라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인프라다.

셋째, 국가 인프라에 대한 개념이 약하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항만, 공항, 철도, 도로, 전기, 수도, 교육, 의료와 같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거대 장치 산업에 대한 강렬한 의지가 중요하다. 설령 국가가 부채를 빌어 인프라 투자를 할지라도 그 방향성만 제대로 들어맞는다면 민간 자본은 쉽사리 그 위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아프리카는 과거 식민 시대에 대한 보상금의 성격으로 저리의 차관을 대여해 주거나 공적 개발원조 자금을 적극적으로 지원받는다. 하지만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기에 인프라 투자는 자꾸만 뒷전으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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