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는 경제 발전에 있어 좋은 교훈을 주는 국가다. 바다에 접하지 못할 경우 경제 성장의 한계가 너무나 명확하다. 이집트 나일강의 델타 삼각지를 형성시킨 비옥한 토사가 밀려 내려가기 시작하는 곳이 바로 에티오피아 고원지대다. 최초의 현생 인류가 발현한 곳이기도 하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UN이라고 불리는 정치력을 가지고 있다. 즉, AU(African Union)과 UNECA와 같은 아프리카 국제기구들의 본부가 위치한 곳이 에티오피아다. 하지만 항만 시설이 없어 투자에 매우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
지도를 살펴보면 에티오피아 동편 꼭짓점에 지부티가 놓여 있고, 지부티 앞바다가 아덴만이다. 우리에게 아덴만은 2011년 1월 삼호해운 소속 선박 삼호 주얼리호 피랍 사건 이후 여명 작전이 펼쳐졌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덴만에서 홍해 입구로 진입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면 곧바로 보이는 곳이 커피의 집산지 예멘의 모카항이다. 설령 아프리카에서 정치력을 가졌을지라도 에티오피아는 바다로 통하기 위해서 반드시 지부티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처지다. 지부티는 에티오피아 상업의 중계점으로 낙수 효과를 누린다. 특히나 프랑스가 건설한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를 통해 지부티항으로 가는 통행세를 두둑이 받아낸다.
누구에게도 이머징 마켓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아프리카로 중국이 다가간다. 첫눈에 지부티부터 두 눈에 들어온다. 일대일로를 성립시키자면 지부티에 물류 집적 창고를 건설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등을 중국으로 수송해와야 한다. 그 중간 목에 위치한 크라 운하는 중국의 해양 수송 루트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중국은 독립 국가 지부티에 자유 무역 지대를 구축했다. 지부티 입장에서는 중국이 물류 집적지로 자신을 낙점한 것이니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 만약 지부티 항구 사용권이 중국에게 귀속된다면 당장에 에티오피아는 수출입에 있어 지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었다. 영악한 중국은 이를 레버리지 효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적어도 에티오피아는 친중 노선을 선택할 정치적 유인이 확실하다. 우리는 그곳에 아프리카의 UN이 위치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뒤늦게 패권 경쟁에 뛰어든 중국이기에 부득불 진주 목걸이를 늘어뜨려 구성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낙점한 항구들은 모두 미국의 입김이 덜하고 미 해군 기지가 들어선 울타리 외곽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만약 선점할 수만 있었다면 육로와 가까운 항구들로 진주 목걸이를 조여 두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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