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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음악 역사

2018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by 미끄덩덩 2022. 1. 13.

2018년 12월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국제 정세가 얽혀 있었다. 우리는 이란-중국-북한의 삼각꼴을 이미 알고 있다.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북한 문제는 삼차방정식에서 가장 늦게 해를 도출해야 하는 변수다.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 시차가 비는 시기를 적당히 소진시킬 외부 패로서 운용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2019년 2월 북한 문제를 다시 잡기 위해서는 이란 핵협정을 파기시켜 두고 중국과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순으로 낙점된다. 그런데 유가 하락에 소임을 다해도 모자랄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와 한통속을 이루었다. 이제부터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를 우회해 유가발 인플레이션을 다스리는 정교함의 미학을 느껴보자. 2018년 12월 7일 OPEC의 감산 합의에 대한 플랜 B가 필요하다. 그 계획은 바로 신규 원유 공급원을 찾는 것이다. '이란 제재를 하기는 하지만, 8개국에 대한 원유 수출은 그대로 유지해도 좋다'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이란은 OPEC 내에서도 세 번째로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다. 따라서 이란산 원유를 퇴출시키는 것은 곧 파월 미 연준 의장에게 승기를 제공하는 자해 행위였다. 하지만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과 북한과의 연계성은 공개적으로 끊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기는 해야 하나 사우디 아라비아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 부담스럽다. 그 틈을 타고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준 금리 인상 패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그 속이 역시 무척이나 거북하다.

곧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다음 수를 두었다. 2018년 12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12월 23일 개막 예정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국제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에 미국 경제인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했다. 그 대신 2018년 12월 1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터기에 급파해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된 수사 협조를 약속받는다. 이에 대한 보상책으로 터기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일부 해제해 주겠다는 관용의 의사를 전달했다. 초조한 빈 살람 왕세자를 뒤로 하고 에도리안 대통령이 만세를 부른다. 터기의 에도리안 대통령은 마치 카슈끄지 사건을 서방에 알리는 정의의 사도인양 행세했다. 또한 가스관을 연결하려는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적절한 줄타기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사실 2018년 들어 미국과 터키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해가고 있었다. 바로 직전인 2018년 8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타국의 두배에 달하는 50%, 그리고 20%로 올리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는 첫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장기 가택 구금과 둘째, 시리아 사태에 있어 터키의 비협조적인 자세 및 쿠르드족 문제 셋째, 러시아 가스관 사업 등과 관련해 미국과 마찰을 빚어 왔던 것에 대한 경고의 의미였다. 앤드루 브런슨 목사는 터키 아나툴라 고원 지역의 이즈미루 주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중이던 2016년 10월 가택 연금에 놓여 있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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