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경제, 음악 역사

미국 장기 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 현상

by 미끄덩덩 2021. 9. 12.

장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이에 존재를 잘 알고 있어야 자신의 경제 투자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단기 채권 수익률 역전 현상이란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10년 물 국채와 2년 물 국채는 투자 상품으로써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10년 물 미 국채는 장기간 현금을 미 정부에게 위탁하는 것이므로 기회비용이 크다. 따라서 보상 심리가 클 수밖에 없다. 반면 2년 물 미 국채는 단기 거래이므로 미 정부가 높은 국채 금리로 보상할 유인이 줄어든다. 따라서 10년 물(장기) 국채 수익률은 2년 물(단기) 국채 수익률보다 일반적인 경우 높기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경기가 불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면 미 연준은 금리 인하 기조를 취하게 된다. 혹은 최소한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증시에서 자금을 철수시키고 안전 자산인 10년 물 미 국채로 도피하려 들 것이다. 장기 불황이 예측될 경우 합리적인 투자자는 위험 자산이 주식을 처분하고 안전 자산인 장기 국채로 회피한다. 따라서 장기 불황이 예고될 경우 장기 국채 가격이 급등해 수익률이 단기 국채 수익률에 접근하게 되고, 불황의 파고가 높을수록 결국에는 역전되어 버린다. 이를 통상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이라 칭한다.

이는 신규 국채 발행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10년 물 신규 국채의 인기가 높아 신규 10년 물 미 국채 금리가 신규 2년 물 미 국채 금리보다도 낮게 형성된다. 1987년에 바로 이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했었다. 미 연준은 1987년 4월 30일 그리고 9월 4일 두 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한다. 이는 지나치게 폭등하는 미 증시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미 달러화는 필연적으로 평가절상 드라이브가 걸렸다. 여기에 1987년 10월 2일 실업률이 5.2%로 개선되었다는 뉴스가 겹치면서 시장은 12월 기준 금리 인상을 점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팅'과 '실업률'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는 연준이니 만큼 12월 금리 인상을 점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할 상황이었다. 때문에 더욱더 미 장기 국채로 대피하는 편이 낫겠다고 투자자들을 생각했다.

1987년 10월 16일은 전조가 썩 좋지 않았다. 이란이 미국 유조선을 공격했고, 그날만 다우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매도 물량은 여전히 쌓여 있었다. 이미 10월 6일 화요일 하루 만에 91.6 포인트가 하락한 후 10월 12일까지 1주일 만에 159 포인트가 빠진 직후였다. 10월 16일 휴장이었던 런던 증시가 10월 19일 오전 장에만 10%나 폭락해 버렸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미국 주식은 투매 현상에 휩싸였다.

1929년 검은 화요일에 11.7%가 하락했었던 주가지수가 1987년 블랙먼데이 하루 만에 22.6%나 폭락하고 말았다. 매도량과 매수량의 비율이 50:1이었으니 그 매도세는 마치 쓰나미와도 같았다. 이 당시 미 연준이 간과했던 부분이 바로 프로그램 거래였다. 즉, 이날 오전 주가 폭락으로 현물과 선물의 괴리가 커졌다. 이에 프로그램에 의한 차익 거래 즉, 현물을 팔고 선물로 진입하는 거래가 급증했다. 지수 하락이 거듭될수록 프로그램에 의한 차익 거래가 계속 겹쳐가면서 다우지수의 폭락세는 더욱 커져만 갔다. 결국 시장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일반 투자자들 역시 매도 주문에 동참하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