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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음악 역사

유럽과 미국의 지역적 특성

by 미끄덩덩 2021. 10. 4.

유럽의 대리석이 좋은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석회질이 뭉치기 쉬운 수질 탓이다. 화강암이 많은 천연 암반수의 나라 우리네 사정과는 애초부터 다르다. 그 단단한 화강암을 유려한 곡선으로 변화시킨 석굴암의 곡면은 태고 이래 가장 새기기 어려운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 땅에 새겨 놓았다. 독일인들은 석회질로 범벅된 수질 탓에 맥아를 발아시켜 시원한 탄산으로 장을 씻어 내리는 방법을 선호했다. 또한 텁텁한 수질 탓에 신장에 쉽게 생기기 쉬운 석회질 덩어리를 배출시키는 데에 있어 맥주가 특효약이었다. 물론 맥주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이 시원이다. 이후 크레타 문명 그리스, 로마 시대를 거쳐 독일로까지 전해지는 긴 역사를 담고 있다.

미국 중서부 역시 석회질이 듬뿍 담긴 수질이다. 그렇다면 맥주가 제격이다. 오대호 근방의 독일 계통 이민자들은 선조들의 방식을 따라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서 시작된 라거 맥주를 재현시킨다. 즉, 상온에서 발효시켜 맛이 좋기는 하나 금세 맛이 상해버리는 에이 맥주와는 달리 라거 맥주는 냉장 시설이 발전한 이후에야 대량 생산 후 유통될 수 있었다. 결국 보존성이 확보되면서 라거 맥주는 상업용 맥주로 낙점된다. 결국 사람들이 라거 맥주에 길들여져 가면서 라거 맥주가 전 세계를 휩쓸게 된다. 오늘날까지 익숙히 알려진 버드와이저와 밀러가 이러한 독일계 이민 역사의 산물이다.

점차 독일계 자본가들이 미국 대륙으로 넘어오면서 토종 미국 자본들과 합을 겨루게 되고, 독일계 유대인들 또한 미국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이러한 미국 내 금융 자본의 색깔은 훗날 1차 대전 당시 독일과 영국의 운명을 가르는 방향타가 되었다. 3세대 이민자들이 1847~1852년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유입된 아일랜드인들이었다. 훗날 J. F. 케네디는 짧은 이민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아일랜드계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 유명세를 탔다. 미국 땅에서는 어차피 부족한 인구이니 만큼 인간 이외의 힘을 빌려 경작이 가능한 토지로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매우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즉, 가축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소는 인간과 함께 농산물을 소비하는 존재이기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세다가 드넓은 대지를 모두 경작할라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기 쉽다. 오밀조밀한 유럽의 경작지에서 소는 유용할 수 있다. 하나 끝도 없는 지평선 너머 또 다른 지평선이 새벽을 머금고 노을을 토해내기를 수업 겹이나 반복해 온 미국의 대지다 그 위로 소와 말은 그야말로 점일 뿐이니 미국의 대지에서 경작이라는 활동은 그야말로 새로운 혁신을 요구했다. 새로운 혁신은 바로 산업 혁명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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