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주의자들이 신념처럼 믿는 필립스 곡선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경기가 확장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올라가게 되면 실업률이 내려가고, 경기가 축소되어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실업률은 올라간다는 실제 관측 결과를 통해 도출된 것이다. 1990년대에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하락해 전통적인 필립스 곡선을 위배하는 새로운 경제 흐름이 관측되었기에 신경제라 불렀다. 이러한 새로운 경제 흐름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미국의 신경제 시대가 다가온 이유
1. 임금 인상에 대한 노동자들의 유연한 태도가 눈에 띈다.
1970년 대 오일 쇼크의 영향으로 불황을 겪어야 했던 시기가 1980년대였다. 고용 불안정은 일상 다반사였고, 실업률 역시 높았다. 고난한 시기를 거쳐 가면서 강력한 노조보다는 불황 시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호황 시 보상을 받겠자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망해가던 크라이슬러를 회생시켰던 아이아코카(Lee Iacocca) 회장과 같은 유능한 경영자의 도래를 반기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유능한 경영자에 대한 천문학적 보상 자체를 비난하기보다는 이들의 리더십으로 종업원들의 임금 수준이 장기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가치 판단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1980년대 불황을 거쳐 오면서 장기적으로 보상받을 수만 있다면 기업 성과의 제고를 위해 노동자들의 희생 즉, 당장의 임금 인상은 억제해도 좋다는 분위기가 1990년대를 지배했다.
2. 기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되었다.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미국 기업들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기반으로 닷컴 회사들의 창업 러시가 이루어지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무궁무진한 발전이 이루어진다. 그 많은 씨앗 중에 아마존과 이베이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해 간다.
3. 유가가 안정되었다.
그린스펀 미 연준 의장은 필립스 커브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동방 하락으로 대표되는 골디락스 경제를 누구보다 재빠르게 간파했다. 모두의 눈앞에 고 성장-저실업률-저인플레이션의 삼박자를 기뻐할 때, 그린스펀 미 연준 의장은 1994년 동년 기준 금리를 올려 선제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98년까지 5%대의 기준 금리를 유지시켰다. 자연스레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띄면서 1996년 20~30달러 수준이던 WTI 유가가 1999년 초반 20달러 아래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 요인이 대폭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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